비통한 할로윈의 이태원 사고
아침에 일어나 뉴스를 보다가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순간 내 눈을 의심하고 다시 보았지만 '사망자 149명'이라는 속보에 순간 머리가 멍해져 버렸다. 주위에 할로윈 데이를 즐기려고 준비하는 지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압사' 말 그래도 무언인가 무거운 것에 눌려 사망한다는 뜻인데 대체 어제저녁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뉴스 속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SNS에는 지난밤 이태원 일대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영상에는 빈틈 하나도 없이 빼곡히 골목을 매운 사람들과 무리의 힘에 쓸려 조금씩 이동하는 군중의 장면이 있었고 잠시 후 많은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져 있었고 살려달라는 소리를 치고 있었다. 그 좁은 골목에 엄청난 인파로 인해 생기는 밀림의 충격이 얼마나 크고 무서웠을지 순간 소름이 돋았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진 사람들은 이동하는 사람들로 인해 깔리게 되었고 결국 안타깝게도 비참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할로윈 행사에 안전 요원들이 좀 더 배치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부분이 10대와 20대라는 소식에 더욱 마음이 아파온다. 아직 그들에겐 많은 날들이 남아 있을 텐데, 너무 허망하기만 하다.
사람들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모인 뒤 체계적인 통제나 질서가 없는 사이 순식간에 일어나 버리는 압사사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있었고 최근에도 발생했다. 그런 이유로 이태원 참사로 세계 각국의 대형 압사 사고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본다.
그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전 세계 안타까운 압사사고들
- 인도네시아
지난 10월 1일 인도네시아 프로 축구 경기에서 관중 난동으로 125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홈팀이 패하자 경기장으로 난입한 관중들은 선수들을 공격하고 진압 경찰에도 물건을 집어던지고 폭행했고 이에 경찰이 경기장은 물론 관중석을 향해 최루탄을 쏘고 곤봉을 휘두르며 과격하게 진압에 나섰고 혼비백산한 관중들이 한꺼번에 출구로 몰려들면서 대형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 페루
역대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축구장 참사는 1964년 페루 리마에서 열린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도쿄 올림픽 예선전이었다. 경기 중 판정에 흥분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몰려들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았고 도망가던 팬들이 뒤엉키며 328명이 목숨을 잃었다.
- 가나
2001년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클럽 축구 경기 중 일부 관중이 흥분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고 이를 피하던 관중들이 넘어지면서 126명이 숨졌다.
- 이스라엘
지난해 4월 이스라엘에서는 유대교 종교 집회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해 45명이 숨지고 150 여 명이 다쳤다. 행사 참가자들이 이동하던 중 계단에서 수십 명이 넘어지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로 이어졌다.
- 사우디 아라비아
지난 2015년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성지순례 도중 발생한 압사 사고로 최소 2110명이 사망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사망자가 769명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AP 통신은 각국 정부의 사상자 발표치를 취합한 결과 이렇게 집계됐다고 전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