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이야기
오늘의 얘기를 하고 싶은 내용은 최근 이란에서 큰 문제로 야기되고 있는 바로 히잡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몇 달 전 이란에서 20대의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가 됐습니다. 경찰에서 조사를 받던 그녀는 의문사를 당하게 되고 그로 인해 지금 이란에서는 전국적으로 시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시위에 참여했던 여성들을 비롯해서 수십 명이 시위로 인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잘 모르는 그들의 문화 히잡, 도대체 이 히잡이 뭐길래 이렇게까지 된 걸까요?
히잡의 생김새는 스카프와 비슷한 형태로 머리카락과 얼굴을 가리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히잡을 쓴 여성들을 보면 목이랑 머리가 다 가려져 있는데요. 이유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 따르면 여성들은 얼굴을 뺀 모든 부분을 가려야 한다고 나와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리다, 숨기다'라는 뜻의 아랍어에서 온 것이 바로 히잡입니다. 모든 이슬람 국가에서 다 그런 건 아니고,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이란에서 히잡 착용에 강경하다고 합니다.
금지와 강요의 시기
하지만 최근 이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 히잡을 옛날에는 쓰지 말라고 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팔라비 왕조 시대였던 1936년부터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히잡 착용을 금지했었는데 1979년 이슬람 혁명 직후부터 만 9살 이상의 모든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이 히잡을 반드시 착용해야만 했습니다. 최근 반발하는 여성들이 늘어나자 당국이 더 규제를 심하게 하고 있는데요.
올 8월에 에브라임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여성의 사회적 권리를 제한하는 법령에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규제를 하는 걸까요?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여성의 머리카락은 남성을 유혹하는 위험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머리를 다 가리고 여성의 몸의 굴곡과 윤곽을 가리기 위해서 질밥이라고 하는 발목까지 내려오는 품위 넓은 원피스를 입게 합니다.
사회적 분위기
근데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것이 있었습니다. 왜 양반댁 아씨들이 쓰고 다니던 '쓰개치마' 그것도 비슷한 이념에 기반한 거라 볼 수 있겠죠. 극단적인 이슬람 세력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여성들이 얼굴 전체를 다 감싸고 또 그나마 밖을 볼 수 있는 조그만 공간에도 망사로 씌워놓은 부르카를 입기도 합니다. 여성이란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는 모습이죠.
이슬람 여성들은 늦어도 초경을 시작한 다음부터 히잡을 써야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에도 히잡을 쓰고 있는 친구들이 많은데요. 어떤 선생님은 늘 가르치는 학생들인데 얼굴을 모르는 아이들도 있다고 말할 정도라고 합니다. 누구누구인지 전혀 알 수가 없는 거죠. 그렇다 보니 이런 점이 악용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이런 점을 이용해 대리 시험을 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 선생님이 히잡 안에 얼굴을 대조해가며 확인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기타 국가에서 보면 요즘 같은 시대에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을 하겠죠? 실제로 이슬람 사회 안에서도 이 히잡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계속 빚어져 왔습니다. 쿠웨이트에서는 2008년에 여성 장관 두 명이 취임선서를 할 때 히잡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가 의원들의 반발을 산 일이 있었고, 반대로 옛 터키 튀르키예서는 공직자와 대학 내 히잡 착용을 금지했었는데 오히려 이 히잡 착용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다가 퇴학을 당한 학생도 있었다고 합니다.
히잡과 평등
사실 애초에 이 히잡은 사막을 횡단하거나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뜨거운 햇빛과 모래바람을 피하기 위한 장치로 만들어진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남녀노소 누구나 쓸 수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유용한 아이템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종교적인 부분에서 히잡이 여성들에게 강요되었고 결국 문제가 되는 사건이 벌이지고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단지 여성이라고 해서 무조건 히잡을 써야 하고 성의 평등과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건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같은 사람으로서 여성들이 히잡 때문에 더 이상 피를 흘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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