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멀어지는 비관의 늪
누군가와 대화할 때 여러분이 대화하면서 가장 기운 빠지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어떤 사람과 더 이상 이야기 나누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는 또 언제일까요? 지금 머릿속에 이런 상황을 떠올릴 분들이 많을 거라고 저도 생각을 합니다. 바로 상대방이 너무 우울하고 비관적인 이야기만 할 때 가장 기운이 빠져버리곤 합니다. 같이 좀 으쌰 으쌰 해보자는 상황에서 '해도 안 될 거야.', '내가 늘 그렇지 뭐.', '난 늘 잘 안 되더라.' 이런 이야기들을 특히 그것도 습관적으로 자기 비하하는 사람들과는 얘기를 하면 할수록 나도 같이 비관의 늪으로 빠지는 느낌이 들기까지 합니다.
어떤 이야기든지 부정적인 비관의 늪으로 계속해서 집어넣는 사람. 자꾸 비관적인 이야기만 하는 사람은 도대체 왜 그런 걸까요? 여기서 먼저 우리가 짚어봐야 할 점은 비관은 성격이 아니라 상당 부분이 습관에 기초한다는 겁니다. 심리검사에서 비판적 사고는 주관적 의견보다는 사실에 기초해서 타당한 대안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관을 성격에 검사해서 측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학문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고 봐야 됩니다. 그래서 비관이라는 항목은 아예 심리검사에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죠. 어떤 성격에도 다 들어갈 수 있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타고난 게 아니라, 이후에 형성된 습관에 더 가까운 것이 바로 비관적이다는 겁니다. 그래서 비관적 성격이라는 말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많은 심리학자들도 말 그대로 비관 그러니까 관점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관적인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물론 기질적으로도 좀 어두운 사람일 수는 있습니다만 사실은 현재 자기 상태가 하락세에 있다는 걸 굉장히 강하게 느끼고 있는 그런 사람일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인지심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다른 심리학 분야에서도 계속해서 강조되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다. 큰 행복 한 두 번보다는 작은 행복을 여러 번 경험할 때 우리가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거든요.
불행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불행도 크기보다는 빈도입니다. 트라우마같이 아주 감당할 수 없을 만한 극단적 경험을 제외하고는 우리 뇌는 감정의 크기보다는 빈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리고 이 법칙은 다양한 감정들에게 거의 일관적으로 작용이 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비관도 마찬가지겠죠. 어떤 사람이 비관적으로 되는데 큰 이유 중 하나가 굉장히 큰 트라우마가 사람을 지배하고 있거나 아니면 작은 불행이 여러 번 사람을 찾아와서 그것에 익숙해진 경우는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비관적 성격이 아니라 비관이라고 하는 습관을 만들어낸 사람의 지난 시간이 있었던 겁니다.
저는 보통 기간이 평생이 아닌 대략 10년 내외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비관을 만들어낸 지난 10년이 바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라는 거죠. 하지만 비관적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전에 꼭 우리가 되짚어봐야 될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비관과 비판을 구분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비관과 비판의 차이
비관과 비판이 제대로 구별이 되지 않으면 미래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혹은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모든 사회 사람을 비관적인 사람이라고 매도하거나 내 곁에서 떼어놓으려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간단하게 말하면 비관적인 사람들은 그냥 결과가 어떻게든 안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고 비판적인 사람은 이렇게 하면 이런 과정을 거쳐서 결과가 안 좋을 거야라고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이 둘은 굉장히 다릅니다.
비관적인 사람들은 지금 주어진 상태 그다음의 과정 그리고 결국 과정에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의 노력 이 세 가지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이 '해 봐야 안 돼.'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판적인 사람은 지금 현 상태 일이 진행되는 과정 그리고 과정 속에서 사람이 기울이는 노력 등 여러 가지에 대한 것들을 모두 고려하고 고려가 다 이루어진 다음에 무언가 문제가 여기에 있으니 그것 때문에 안 된다는 결론을 내는 사람들인 것이죠.
그래서 '비판적이다.'의 반대말은 낙관과 비관이 다 들어갑니다. 대책 없는 낙관, 대책 없는 비관 모두 비판은 없는 겁니다. 그렇다면 내 주변에 이렇게 비관론자들이 있다면 사실은 피하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마냥 피할 수만은 없는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바로 비관적인 사람들이 의외로 착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무언가 새로운 걸 해보자.', '도전해 보자.' 하는 사람들은 조직에서 일정 부분 악역을 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여러분 주변에 악역을 자처하는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 유형이 있죠. 잔소리하는 사람, 쓴소리 하는 사람 이 둘은 좀 다릅니다. 우리도 무의식적으로 이런 단어를 구분해서 쓴다는 건 두 유형의 사람들이 하는 비판적인 얘기들이 기능이 좀 다르기 때문입니다. 잔소리는 주로 언제 하나요? 저는 주로 언제 잔소리를 제 가족에게 들을까요? '해야 될 걸 제대로 안 할 때' 저는 잔소리를 듣습니다. 그런데 쓴소리는 해야 될 걸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한다기보다는 '안 했던 걸 해야 된다. 바꿔야 된다. 이젠 변화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없던 것을 새로 해야 된다고 하는 경우에 우리는 쓴소리라고 보통 얘기를 합니다.
정리하자면 잔소리는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을 막아주는 사람이 주로 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쓴소리는 꼭 필요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사람입니다. 둘 다 반대 입장에서는 악역처럼 보일 수 있지만 우리 주위에는 이 잔소리와 쓴소리를 주저 없이 해주는 사람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조직이나 사회나 가정에서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 일어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필요한 변화는 만들어 내야 되죠. 그래서 이 잔소리와 쓴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다면 집단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들은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비관적인 사람의 특징
그런데 이렇게 잔소리 쓴소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조직에 있으면 위협이 되는 사람들이 바로 비관적인 사람들입니다. 바꿔도 안 될 거야. 그러니까 '하던 대로 하자.'는 이 사람들의 비관적인 말에는 사실은 달콤한 편안함이 뒤에 숨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느끼기에 편안하고 착한 사람 좋은 얼굴을 한 사람들이 해 봐도 안 되니까. 그냥 하던 대로 하자라고 얘기하면 우리가 말속에서 '그래 그게 좋겠네.'라고 하면서 심지어 약간의 위안까지도 받으면서 그대로 계속해서 눌러앉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조직 내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편안하고 안일한 것들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계속 심어주면서 조직이나 사회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 걸 계속해서 막고 있는 그런 사람들인 거죠. 그리고 이 사람들은 대부분 착한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사람을 욕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욕하지 않고 비판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을 더 자주 보고 그리고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비관적인 사람이 많이 하는 말에도 일종의 특징이 있습니다. 사람이 비관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의 비관적 예측이 정말 맞았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비관적인 사람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비관적인 사람들에게는 이 그럴 줄 알았어라는 말이 자신의 비관을 더욱더 비관적으로 가게 만드는 일종의 심리적 시드머니가 되는 겁니다.
스스로 이런 말을 하면서 비관적인 미래를 예측하고 결과로 자연스럽게 가는 최악의 자기 암시로 이어진다는 것이죠. 비관적인 사람들의 말투가 가지는 또 다른 특징은 이 사람들의 말에는 유난히 동사가 적다는 것입니다. 동사는 행위를 얘기합니다. 즉 이런 사람들은 미래에 하고 싶은 행위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만약 은퇴하시면 뭐 하고 싶으세요?"라고 하면, 비관적인 분들은 주로 명사로만 대답합니다. 농장, 사업, 가게 그런데 그걸 해서 뭘 어떻게 구체적으로 하겠다는 게 없다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사람의 특징
하지만 긍정적인 사람들은 "농장 혹은 개인 서재를 만들어서 거기서 로봇 공학 쪽 공부를 새로 하고 싶다.", " 지금까지는 내가 철학을 공부했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움직이는 기계에 대해서 한 번쯤 도전을 해 보고 싶더라고."처럼 이렇게 하고 싶은 동사들을 충분히 길게 이야기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몇몇 학자들은 꿈을 명사로 얘기하는 사람들을 굉장히 경계해야 된다고 늘 조언합니다. 꿈이 동사가 아니라 명사가 되면 비관에 빠지기가 더욱더 쉬워집니다. 직장에 가면 꿈이 상무, 임원, 부, 사장님인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자리에 오르면 이게 끝이죠. 그러니까 미래가 없는 것입니다.
뭘 해야 될지도 모르는 채 대부분 6개월이나 1년을 허송세월 합니다. 그러고 난 다음에 느껴지는 초조함과 조바심은 그래서 엉뚱한 방향으로 자기뿐만 아니라 자기의 부하직원들을 다그치게 만든다는 것이죠. 그런데 제가 알고 있는 세상의 수많은 뛰어난 리더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상무일 때요? 내가 전무가 되면 이거 할 거야.', '내가 전무가 되면 꼭 이 것은 바꿀 거야.', '이건 꼭 수정할 거야.'라고 하면서 다음 자리에 가게 되면 혹은 위치에 가게 되면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 혹은 어떤 일부터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긍정적이었던 사람도 자기의 미래를 명사로 꿈꾸게 되면 자기가 꿈꾸는 일이 이루어졌을 때 그다음에 어떤 어떤 일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혼란감으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비관에 빠지는 것이 쉬워집니다. 내가 무조건 피할 수만은 없는 사람이거나 혹은 나에게 너무 소중해서 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비관적인 말을 계속해서 나에게 하고 있다면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을 변화시키는 방법
그럴 때는 사람의 말을 역으로 이용하시면 긍정적인 결과를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결과가 좋았을 때 '너 그럴 줄 알았어.'라고 얘기해 준다는 것이죠. 같이 어떤 일을 계속해서 합니다. 협동을 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결과가 주어졌을 때 긍정적인 결과를 놓고 논공행상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같이 함께 일을 했는데 결과가 좋았습니다. 그때 이렇게 한번 얘기해 주신 건 어떨까요? '네가 하자는 대로 하니까 잘 됐어. 야 너의 아이디어 아니었으면 실패할 뻔했어.'
우리 모두가 노력해서 결과가 주어졌을 때 사람이 한 일을 찾아서 칭찬해 주는 겁니다. 실패한 결과가 아니라 성공한 결과를 짚어주면서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옆에서 살짝 조금씩 도와준다는 것이죠. 주변에 비관적인 분이 있다면 또 하나 강조하셔야 될 것이 있습니다. 당신의 지난 10년간 굉장히 버라이어티 했고 때문에 앞으로 10년도 그럴 거라는 거를 암시해 주셔야 된다는 겁니다.
사람들의 과거에 대한 기억과 미래에 대한 예측을 연구한 내용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특징은 과거에 비해서 미래의 변화를 굉장히 축소해서 예측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현상은 모든 연령대에서 일어난다는 것이죠. 지난 10년이 100만큼 변했다고 생각하면 앞으로 10년은 대략 30 정도만 변한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이렇게 사람들은 미래를 늘 과소평가합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지난 10년보다 앞으로 10년에 더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버리기가 쉽다는 것이죠. 따라서 이 비관적이라고 하는 생각이 좁은 영역대에 있지 않도록 미래에도 굉장히 변화가 많을 거라고 하는 넓은 선택지를 주고 그런 암시를 계속해서 주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비관적인 분이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분이라면 앞으로 세상은 많이 변할 거야라는 말만 가지고는 힘들 것입니다.
여기 하나 더 덧붙이시면 좋은 말이 있습니다. 선생님 앞으로 엄청 오래 사십니다. 실제로 은퇴를 앞두고 비관적으로 계속해서 자기의 관점을 좁히는 분들에게 '앞으로 재수 없으면 140까지 사신 대요. 요즘은 의학이 발달되어 수명이 굉장히 길어지고 있습니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분들은 이런 얘기를 들으시면 그날부터 며칠 동안 무엇을 해야 될까를 생각하게 된다고 하십니다.
그저 비관으로 나를 눌러 앉히기에는 앞으로 남은 생이 너무나도 길기 때문에 무엇이라도 하자라고 하는 오히려 비관으로부터 빠져나온 생각을 하신다는 것입니다. 비관적인 생각을 한 사람이 오히려 돋보일 수 있는 조직이 있습니다. 바로 리더가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이 지휘하는 조직이라면 오히려 긍정적인 사람이 못 보는 걸 그 비관적인 사람이 볼 수도 있겠죠. 긍정적인 리더와 합쳐지면 의외로 합이 잘 맞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리더가 긍정적이면 필연적으로 미래는 많이 변한다고 생각하게 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미래가 많이 변한다고 생각하는 리더는 필연적으로 사람들의 다양성을 보게 되어 있고, 그리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만 그 다양한 변수들에 대응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 되겠죠. 반대로 미래는 안 변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런 비관적인 리더는 그냥 하던 대로 하라고 하면서 조금이라도 특이하거나 아니면 창조적인 일을 하는 그런 직원들이나 자기 부하들을 계속해서 내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비관적인 리더의 조직인 결국 와해되고 말 겁니다.
긍정은 밝음을 뜻하고 용기와 열정을 샘솟게 합니다. 만일 당신이 비관적인 사람이라면 주위에 다른 사람들도 비관적이지 않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분명 더 밝은 미래는 존재합니다. 어둠 속에서 밝은 빛을 볼 수 있는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시고 가장 소중한 사람들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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