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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그 돌이킬 수 없는 결과 (펜타닐)

by 웅탐 202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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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실태와 결말

마약-중독-죽음
▲ 마약 중독은 사람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미국에서 MZ세대의 사망원인 1위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처럼 자살일까요? 총기의 나라답게 총기 사고일까요? 원래 1위였던 자살로 인한 죽음을 넘어선 원인은 바로 마약중독에 의한 사망입니다. 그중에서도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때문입니다. 매년 미국에서 7~8만 명 이 마약으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매년 충남 홍성 규모의 도시 하나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죠.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펜타닐은 1959년에 타이레놀, 니조랄, 코로나19 백신으로 유명한 벨기에의 제약회사 '얀센'에서 개발한 마약성 진통제입니다. 현재는 특허가 만료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제약회사에서 제작하고 있죠. 합성마약인 펜타닐은 제작이 쉽고 같은 양의 헤로인에 비해 효과가 50배~100배나 되는 무시무시한 약으로 보통 펜타닐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는 엄청난 고통을 겪는 말기 암 환자 등에게만 최후의 수단으로 쓰여야 하지만 미국에서는 로비의 나라답게 제약회사의 로비로 인해 무차별적으로 오남용 되었습니다.

 

호기심으로 처음에는 보험이 적용되는 마약성 진통제로 시작했다가 서서히 중독이 되면서 더 이상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수준까지 투약하게 되고 나면 결국 불법 마약인 헤로인 등과 같은 마약까지 손을 대면서 인생이 순식간에 나락으로 가는 순서를 밟게 되는 것이죠. 펜타닐은 아주 작은 용량만으로도 마약 효과를 주기 충분해서 수익성이 좋고 밀반입이 용이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펜타닐의 상업성에 주목한 중국, 멕시코 등의 마약 공급상들이 암시장에 대량의 펜타닐을 풀고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펜타닐의 별명은 '차이나 화이트'라고 불리는데 약물 사망자의 80%가 이 펜타닐로 인해 발생한다고 합니다. 즉 펜타닐은 적은 비용으로 제조하기도 쉽고 극소량으로도 효과가 강력하고 중독성도 매우 높아 기존 헤로인에 대한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마약이기에 범죄자들이 이를 대량으로 유통하고 있고 여기에 제약회사들의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로비가 합쳐져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펜타닐의 부작용

약물 오남용 사망자의 80%가 펜타닐로 인해 발생하는 이유는 펜타닐이 아주 위험한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펜타닐은 다른 아편 물질에 비해 지방에 잘 흡수되는 성질이 있어 뇌혈관 사이에 혈뇌장벽을 쉽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전쟁 시 진통제로 쓰였던 모르핀의 효과는 10~15분 정도에 걸쳐 천천히 일어나지만 흡수가 잘되는 펜타닐의 효과는 매우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투약, 즉시 신경계를 망가뜨려 혈중 이산화탄소가 높아져도 우리 뇌는 이를 감지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 뇌는 굳이 호흡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여 호흡을 멈춰버리기 때문에 10~20분간 뇌의 산소 공급이 차단되어 뇌세포가 파괴되고 심하면 식물인간이 되거나 죽게 되는 것이죠. 영화 '테넷'의 첫 장면인 키예프 오페라 극장 테러에 영감을 준 러시아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에서 테러범과 인질 약 140여 명을 호흡 기능 마비로 영원히 잠들게 한 수면가스에 쓰인 것이 바로 이 펜타닐입니다.

 

헤로인보다 100배 강한 펜타닐의 치사량은 2밀리그램에 불과한데 이 펜타닐보다 10배 더 강력한 써펜타닐, 100배 더 강력한 카펜타닐도 불법 유통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불법 유통되는 펜타닐은 순도가 뒤죽박죽이라 까딱하면 과복용으로 사망하게 되는 것이죠. 펜타닐의 해독제인 '날록손'은 이런 호흡 장애로부터 회복시켜 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의사들에게 펜타닐를 쓰도록 로비했던 제약회사들이 이 치료제 또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약회사들은 펜타닐을 오남용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우리 돈으로 몇 천억 원의 벌금을 물기도 했습니다.

 

마약을 하면 행복해지나?

펜타닐은 한 번 시작하면 끊을 수가 없습니다. 마약성 물질이 대개 그렇듯이 중독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마약성 물질에 중독되는 것은 왜일까요? 마약을 하면 정말 행복하기 때문에 느낌에 중독되는 것일까요? 실상은 반대로 끔찍한 고통 때문입니다. 쾌락에는 역치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같은 쾌락이 반복되면 쾌락에 더욱 공감하게 반응합니다.

 

펜타닐은 진통 효과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우리 몸의 자연적 진통제인 엔도르핀의 분비샘과 수용기에 이상이 발생합니다. 마치 전기 회로에 과전류가 흐르는 것과 같이 타버리는 것이죠. 그래서 약효가 끝나면 우리 뇌는 엔도르핀을 생산하지도 느끼지도 못하게 됩니다. 여기다가 펜타닐의 강한 자극이 한 번 들어와 버렸으니 진통에 필요한 물질의 역치 값이 높아져 버린 겁니다. 사람들은 처음 먹었던 펜타닐보다 점점 더 많은 펜타닐을 요구하게 되죠. 이것이 바로 순응 작용입니다.

 

마약이 가져오는 통증

진짜 무서움은 지금부터입니다. 이제 펜타닐 없이는 더 이상 엔도르핀이 가져다주는 자연적 진통 효과는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작은 고통 하나하나가 매우 크게 느껴집니다. 외부의 모든 감각을 통증으로 인식하게 되어 공기가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CRPS 환자'와 비슷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고통에는 순응이 아니라 감작 현상이 나타납니다.

 

같은 자극에 대한 역치가 점점 낮아져서 같은 정도의 고통이라도 자극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이죠. 진화라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도록 이루어진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만약 우리가 똑같은 행위에서 예를 들어, 똥을 싸는 행위에서 계속해서 같은 정도의 쾌락을 얻을 수 있다면 우리는 구태여 위험하게 사냥을 할 필요도 일을 할 필요도 공부할 필요도 없이 하루 종일 똥만 싸 대면 인생이 행복하겠죠? 하지만 고통은 다릅니다.

 

만약 고통을 겪을수록 고통이 작아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호랑이에게 물려도 번개를 맞아도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똥을 지려도 뭐 고통은 곧 지나가니까 아무래도 상관없겠죠. 결국 고통에 대한 순응은 우리를 죽게 만들 겁니다. 우리의 생존 확률을 올리는 데에는 별로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죠.

 

그래서 우리 몸은 고통을 겪을수록 더욱 강하게 경고하는 것이죠. 위험을 피하도록 말입니다. 결론으로 마약이라는 것은 처음에는 극단적 쾌락과 행복을 위해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손을 대면 행복은 금방 사라지고 이후에 느낄 수 있는 건 끊임없이 강해지는 고통뿐입니다. 그 고통 때문에 마지못해 더 많은 양의 마약에 손을 대는 것이고. 그렇게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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