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같이 살아간다는 것 (반려동물/ 반려식물)
어릴 적 우리 집엔 항상 동물들이 많았는데 시골이라 마당에 동물들이 한가득 있었다. 개, 닭, 소 그리고 돼지까지 있었다. 당시 동물들은 잡아먹히거나 팔려가는 일이 많아서 개 외엔 반려동물이라 생각되는 녀석들이 없었지만 그래도 어느 날 갑작스럽게 사라지기 전까진 어린 나에게 특별한 친구들이 되어 주었다. 항상 내 뒤를 졸졸 따르던 녀석들이 신기하고 귀여웠던 추억이 있다. 개는 가끔 새끼를 낳았는데 안방 옆에 만들어진 마루 밑 개집에서 꼬물꼬물 거리는 새끼들을 정성스럽게 품어주었고 옹기종기 모여 어미 젖을 찾으려고 옹알이를 하는 새끼들의 모습을 보면 귀여워서 하루에 몇 번이고 개집 안을 들여다보곤 했었다. 그때 시골에 살고 있는 개들은 인간과 교감하는 반려동물이라는 개념보다는 집으로 들어오는 낯선 사람을 경계하고 주인에게 알려주는 일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우리 집 개가 너무 순둥이어서 도둑을 봐도 꼬리를 흔들며 좋아할 녀석이라고 했다. 그러든지 말든지 나는 우리 집 검은색 믹스견 일명 '메리'가 동네에서 제일 좋았다.
동네에는 덩치가 크고 무서운 대형견을 키우는 집들도 있었는데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그런 집에 들어갈 때면 대문 앞에서 몇 번이고 크게 심호흡을 하곤 했었다. 대문을 열면 마당 끝에 큰 쇠사슬로 묶여 있던 녀석은 순식간에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녀석의 양쪽 눈은 밑으로 처져있었고 코끝은 실룩거리면서 입에서 하얀 거품이 가득 한 침을 흘리고 있었다. 고개를 살짝 들어 올리는 듯하다가 '월~월~'이라고 짖으면 정말 간이 바닥에 떨어진 것처럼 깜짝 놀라곤 했다. 소리가 얼마나 쩌렁쩌렁한지 어린 나에게는 천둥처럼 느껴졌고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발을 뗄 수 없을 만큼 얼어버렸다. 가끔 꿈에 나타나 나를 미치도록 따라오던 그 개가 아직도 생각이 난다. 그에 비하면 우리 메리는 천사 중에 천사였다. 집 밖에서 놀다가 집에 들어오면 항상 꼬리를 흔들며 내 옆에 다가와 킁킁거리며 누구보다 반가움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당시 시골에서는 웬만큼 사나운 녀석이 아니고서야 줄에 묶어두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우리 메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탓에 아주 멀리서 들려오는 작은 오토바이 소리에도 아버지임을 알고 쏜살같이 큰 도로 앞까지 마중을 나가거나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나를 마중한다고 동네 앞 공터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그땐 어려서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영특한 녀석이었다.
비가 올 것 같이 흐린 날이었다. 동네 아이들과 공터에서 열심히 놀고 있는데 동네 아저씨 한분이 아버지를 찾고 계셨다. 아버지는 일을 하시다가 나와 동네 아저씨와 얘기를 하시더니 포대자루를 챙겨서 오토바이를 타고 어디론가 가셨다. 잠시 후 무언가가 들어 있는 포대자루를 오토바이 뒤에 싣고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삽을 챙겨서 다시 나가려고 하셨다. 그때 난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아버지에게 포대 안에 든 것이 뭐냐고 물었고 아버지는 망설이다가 메리가 차에 치여 하늘나라에 갔다고 말씀하셨다. 지금 기억으로는 뚜렷하진 않지만 난 아버지를 따라 동네 뒷산으로 갔고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산의 어느 지점에서 아버지는 비를 맞으며 삽으로 땅을 파고 계셨고 나는 계속 울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슬퍼서 울었는지 죽음이란 것이 내 옆에서 일어난 것에 대해 놀라움 때문이었는지 난 한참을 울면서 아버지 얼굴을 바라보았다. 묵묵히 삽질만 하시던 아버지의 얼굴에는 빗방울들이 뭉치면서 땀처럼 흘러내렸고 종종 손등으로 빗물을 훔쳐냈는데 거기엔 눈물도 섞여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메리가 땅에 묻히고 난 후로 난 동물들과의 추억이 없다. 추억이 될만한 일들을 내가 하지 않았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나는 동물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 동물을 키운다는 것을 생각하지도 않았고 자신도 없었다. 아마 또다시 보내줘야 할 일이 언젠가는 생긴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은 살면서 항상 교감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상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존재들을 본인도 모르는 사이 찾게 되는 것 같다. 물론 가족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도 교감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족들 역시 각자의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기 때문에 가끔은 의견이 다르기도 하고 약간의 충돌이 생길 때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사랑을 안겨주는 반려동물과는 조금은 다른 것 같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 것처럼 나는 동물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관계로 반려동물이 아닌 반려식물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냥 내 옆에 묵묵히 싱그럽게 자랄 수 있는 식물들 말이다. 그렇게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반려식물을 키우는 여러 사람들을 보게 되었고 결심이 서자 생명력이 강한 녀석들로 4종류의 식물들을 받아보게 되었다.
나의 반려 식물들은 '홍콩야자, 나한송, 필로덴드론, 테이블야자'이다. 아직 식물에 대한 지식이 적은 초보라 여러 정보를 들어가며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좋은 마음을 나누며 아이들을 키워볼까 한다. 정말 반려식물이 될 수 있도록 오래도록 나와 나의 가족들과 함께 하기를 소망해본다.
2. 마음을 나누는 기대 이상의 생명체
사무실 책상에 화분 하나를 두었다. '나한송'이라는 소나무과 식물이다. 직장 동료들은 이름이 너무 이쁜 거 아니냐며 성은 '나'요, 이름은 '한송' 이냐고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했다. 아마 사람처럼 아껴주고 싶은 마음에 그렇다고 대답을 한 것 같다. 나한송의 꽃말은 '미인'이라는 사람도 있고 '변하지 않는 사랑'이라는 사람도 있다. 어찌 됐건 이쁨을 받을 만한 꽃말이라 마음에 든다. 책상에 서류만 가득했던 나의 공간에 싱그러운 푸른 생물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내 자리가 얼마나 환하게 보이는지 모른다. 출근하는 아침 시간에 기분이 좋아지고 근무 중 싱그러운 잎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근무 중 지친 나를 위로해주고 힘내라고 말해주는 거 같아 정말 힘이 나는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나한송은 공기를 정화하고 음이온을 내뿜는 능력이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 더욱 기분을 좋게 해 주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식물은 동물과 다르게 정적이기 때문에 같이 부대끼고 많은 표현을 할 수는 없지만 한 곳에서 나의 시선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직장에서도 함께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공기정화와 음이온까지. 무엇보다 없을 때와 있을 때의 차이가 확연하다. 정말 내가 그들과 함께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뿌듯하다. 확실히 반려식물은 마음을 나누는 기대 이상의 생명체였다.
3. 나만의 탐구생활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럴수록 우리가 우리를 위로하고 격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활의 변화가 필요하거나 또 다른 활력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꼭 반려식물을 키워보기를 권하고 싶다. 무채색으로 가득한 일상에서 싱그러운 푸른빛이 들어오면 하루하루가 많이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식물과 함께 언제나 활기차고 즐거운 하루가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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