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범죄와 관련된 기사를 보다 보면 이게 정말 사람이 한 행동이 맞는지 내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무섭고 말도 안 되는 일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범죄라고 생각될 정도로 심각한 갑질까지 악마나 사탄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누군가 이들에게 범죄는 이렇게 저지르는 것이다. 하며 가르쳐 준 적도 없는데 상상도 못 한 악행을 저지른 것을 보고 인간은 원래 악하게 태어났으니 이런 것이 가능하다고 말하곤 합니다.
성악설은 존재하는가?
중국의 철학자 순자는 성악설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한데 성악설은 인간은 자라면서 악으로 기울기 때문에 법이나 규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1971년 미국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을 내리고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선했던 사람들도 환경이나 권력이 주어지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실험이었죠. '루시퍼 이펙트'라고도 불리는 이 실험은 스탠퍼드 대학교의 필립 짐바르도 심리학 교수가 1971년에 한 심리학 실험으로 '스탠퍼드 감옥 실험'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교수는 실험을 이주일 동안 하는 것으로 계획했으며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는 하루에 15달러씩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참가자는 육체적 정신적 장애가 없으며 과거 범죄나 약물 남용이 없는 중산층 가정 출신의 24명의 남자 대학생들이었습니다. 그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이죠. 실험은 감옥의 상황을 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24명 중 18명이 본격적으로 실험을 했으며 나머지 6명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했습니다.
18명 중 9명은 교도관이 되고 나머지 9명은 죄수가 되어야 했습니다. 교도관과 죄수를 나누는 것은 어떤 기준을 두지 않았고 무작위로 선별했죠. 교도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교도관 옷을 입었으며 죄수들이 눈을 볼 수 없도록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습니다. 물론 죄수를 제압하기 위한 무기도 주어졌죠. 죄수들 역시 그에 맞는 옷을 입었으며 실제 상황처럼 느껴지도록 그들의 집에서 체포되기까지 했습니다.
실험을 시작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지만 이들의 말투와 감정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교도관들은 점점 더 권위적으로 변했으며 죄수들은 수동적으로 행동했습니다. 실험 둘째 날 교도관은 새벽 2시 30분 죄수를 깨워 자신의 번호를 말하게 했습니다. 실험을 하는 동안 죄수들은 자신의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렸기 때문이죠. 죄수들은 여기에 분노했고 폭동을 일으킵니다. 교도관들은 배운 적도 없었지만 소화기를 이용해 폭동을 진압했고 한 명의 죄수를 불러내 체력적인 페널티를 주었습니다.
이것은 독일의 아우슈비치 강제 수용소에서 했던 체벌과 동일한 것이었죠. 교도관들은 죄수들을 더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폭언은 일상이었고 허락 없이는 화장실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죄수번호 8612번 실험자가 멘탈을 잡지 못해 실험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감옥 내부에서는 8612번 실험자가 다시 돌아와 죄수들이 탈옥하는 것을 도와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물론 이것은 소문이었을 뿐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죠.
실험 셋째 날 가족들이 면회를 왔고 죄수들은 언제든 원하면 실험을 중단하고 감옥을 나갈 수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감옥을 나가는 죄수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실험 넷째 날에는 가석방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여전히 아무런 조건 없이 그냥 실험을 그만둘 수 있었지만 죄수들은 보석금을 낼 테니 가석방시켜 달라고 말했고 감옥에서 나가기 위해 변호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죄수들의 가석방 신청은 무산되었고 감옥 내 분위기는 더욱 안 좋아졌습니다.
실험 다섯째 날 교도관들은 죄수들에게 성적 학대를 했고 고문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실험자의 부모님들과 동료 교수에 의해 2주를 계획했던 실험은 이렇게 종료됐습니다. 비록 실험이었지만 죄수 역할을 했던 사람들은 스스로가 진짜 죄수가 됐다고 생각했고 권력에 복종했습니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우리의 행동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죠. 스탠퍼드 감옥 실험은 상황과 권력에 따라 사람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실험이기도 합니다.
이후에 이 실험은 조작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교도관이나 죄수 모두 연기를 했다는 것이죠. 하지만 '켄터키주 맥도널드 장난전화 사건', '밀그램 실험' 등 스탠퍼드 감옥 실험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들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또 가끔 한국 군대에서 일어나는 구타 사건들만 보더라도 권력이 생기면 사람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죠.
이 실험이 정말 조작된 것인지 아니면 진짜인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회에서 비슷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으로 미뤄어 봤을 때 스탠퍼드 감옥 실험은 마냥 거짓 실험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이 실험을 바탕으로 많은 영화들이 제작됐으며, 그중 '더 스탠퍼드 프리즌 엑스페리먼트'라는 영화를 본다면 실험 내용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까지 성선설과 성악설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맞건 법규와 규제가 안전을 보장하는 한 더 이상의 범죄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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