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맛있었던 서귀포 투어
지난번 제주 일정 때 들렀던 서귀포 오마카세인 '오마제주'를 기억하시나요? 그날이 계기가 되어 오마제주의 사장님과 친한 사이가 되었고 오늘도 급하게 제주에 일이 있어서 내려가게 되었는데 오늘은 일정이 없어서 오늘 다시 술잔을 기울이기로 하고 공항에 내리자마자 급하게 오마제주로 향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귀포로 넘어가는 버스 182번 안이며 실시간으로 블로그를 작성하면서 기록해 볼까 합니다.
12월에 잡혔던 일정 때문에 1월에 제주에 잠시 들르게 되었습니다. 주중에 휴무 하루를 이용해 다녀와야 했기 때문에 화요일 회사를 퇴근하고 바로 출발하는 스케줄이라 조금 급하게 서둘러 다녀와야 했습니다. 글보다는 사진을 통해 대구에서 제주를 1박 2일로 다녀오는 일정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그럼 출발~
회사를 마치고 퇴근 후 시간을 보니 5시 50분이 다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오후 8시 비행기라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집으로 올라가 어제 챙겨두었던 가방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딱히 가져갈 물건이 없어서 대부분 텅 비어 있었음) 가는 버스번호랑 시간등을 체크했습니다. 식구들에게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하고 공항까지 한 번에 가는 노선을 찾아 해당 버스가 다니는 승강장으로 출발했습니다.
버스에 오르는 다행히 자리가 있었고 약 40분가량 달리다 보니 대구국제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공항 바로 앞에 내리기 때문에 공항 안까지 걸어서 1분 정도 거리라 상당히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람이 불지는 않았지만 기온이 조금 차가웠기 때문에 빨리 실내로 들어갔습니다.
공항 안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다낭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과 제주로 가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비슷하게 겹치다 보니 여행수속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다들 기쁜 마음에 들떠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기다리던 여행이었을까요?
처음 출발시간은 오후 8시였지만 지연이 되면서 08시 10분이 넘어서야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고 잠시 후 이륙방송과 함께 비행기는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그래도 나름 비행기를 많이 타봤다고 생각한 저였는데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탄 비행기이다 보니 멀미가 살짝 났습니다. 사람은 뭐든 익숙하지 않으면 금세 몸에서 반응한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네요. 잠을 청하려고 했지만 잠이 오질 않아 창밖 야경을 보며 제주를 향해 날아갔습니다.
짧은 거리인 만큼 비행기는 금세 착륙방송을 하였고 1시간가량 걸려 제주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제주공항에 내리면 게이트 바로 앞에 버스승강장이 있는데 렌터카를 이용하지 않고 서귀포로 넘어가는 분들이 여기서 급행버스인 181번(게이트 3)이나 182번(게이트 5)을 타시면 됩니다. 182번이 저녁 9시 30분에 막차가 있어서 서둘러 승강장으로 갔고 잠시 후 급행버스 가서 버스에 올랐습니다.
저녁시간이다 보니 승강장마다 사람들이 없어서 급행버스는 멈추는 것도 없이 계속 달렸고 약 1시간 정도 달리다 보니 올레시장이 있는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오마제주의 사장님은 버스에서 내리기 전 전화를 주면 마중을 나간다고 했지만 위치를 알고 있던 저는 천천히 걸어 가게로 갔습니다. 가게로 걸어가면서 제주도 일정이 내일 있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이 들었는데요. 얼마 전 먹었던 그 음식들을 못 먹고 돌아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자꾸만 걱정을 했었는데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신나는 발걸음으로 오마제주앞에 도착하니 환한 가게가 보였고 영업이 끝났다는 팻말이 보였습니다. 가게로 들어가며 인사를 하니 사장님이 놀라는 얼굴로 맞이해 주셨는데요. 왜 전화를 안 했냐고 물으시며 미안해하시더군요. 괜찮다고 말씀드렸더니 자리를 내주시길래 일단 앉았습니다.
먼 곳까지 온다고 배고프지 않냐고 물으시더니 낮에 생선들을 따로 손질해서 준비해 놨으니 속부터 채우라며 각종 회와 초밥을 만들어 주시네요. 숙성을 해둔 회들이라 식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쫄깃한 흰 생선살과 입에서 녹는 줄삼치, 전혀 비리지 않은 고등어, 그리고 깜짝 놀랄 맛을 보여준 갈치 회까지 정말 엄지척을 몇 번을 했는지 모릅니다.
특히 갈치는 불맛과 소금맛이 어우러져 한우 최상등급의 맛이 났는데 먹으면서 저도 모르게 '한우! 한우!"를 몇 번을 외쳤습니다. 소고기는 기름이 흐르지만 아주 담백한 소고기 맛이 나서 정말 최고였습니다.
마지막을 제주 바다향으로 장식해 보라며 만들어 주신 성게마끼. 정말 제주의 바다가 입안으로 들어온 것처럼 너무 맛있었습니다. 어디 가서 이런 걸 먹을 수 있을까요? 제주에 오시는 분들은 서귀포에 들리신다면 꼭 '오마제주'를 가보시길 정말 추천합니다. 엄지척 안 할 수가 없는 정말 맛집입니다. 성게마끼에 사케 한잔 정말 부러울 게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적당히 배를 채우고 난 뒤 자리를 정리하고 우리는 소주로 2차를 하기로 했습니다. 평소 맛집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과연 어떤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을까? 하는 생각에 가장 맛이 좋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가서 소주를 마시자고 얘기했고 사장님은 걱정하지 말라며 본인이 아끼는 곳이라며 저를 안내했습니다.
돼지고기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물을 필요가 없다고 답하고 우리는 제주 항정살 전문 식당인 '숯검댕이'로 들어갔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손님이 많진 않았지만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마제주 사장님은 서둘러 자리를 정해서 앉고 가게 사장님에게 항정살을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곳 항정살이 맛있냐고 물었는데 오마제주 사장님은 '그냥 드셔보세요. 드시면 압니다.'라며 웃으셨습니다.
밑반찬이 나오 곧 이 집의 최고 메뉴인 항정살도 올라왔습니다. 밑반찬은 여려가지가 나왔는데 다른 것보다 꼬막이 너무 통통하게 생겨서 먹었더니 얼마 전 시장에서 사 먹던 것과는 레벨이 다른 꼬막이었습니다. 어찌나 쫄깃하고 식감이 좋은지. 손님들도 아주 좋아하는 밑반찬이라고 하시더군요.
고기가 굽히고 익어가는 향이 코를 자꾸 찌릅니다. 불판 위에는 작은 컵 안에 멸치 육젓을 담아 주셨는데 젓갈임에도 만이 짜지 않아 고기를 찍어먹기가 참 좋았습니다. 맛이 아주 끝내주더군요. 특히나 마지막에 밥을 한 공기 시켜서 젓갈을 살짝 찍어 밥과 비벼 먹었는데 정말 다른 반찬 없이도 젓갈만으로도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 집의 하이라이트인 제주 흑돼지 항정살은 하루에 15인분밖에 구할 수가 없는 등급이라고 합니다. 보통 남자분들 3분이 오시면 5인분 정도는 드시기 때문에 늦게 오시는 분들은 못 드시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이날은 다행히 오마카세 사장님이 먼저 예약을 해 주신 거라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가게 사장님이 고기를 구워 주시면서 항정살을 다 구운 뒤에 조금 식혀서 먹으면 '아삭'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하셔서 설마 했는데 정말 '아삭'거리며 엄청난 식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최고의 항정살을 먹게 되어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 둘은 천천히 지금까지 살아온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늦게까지 고깃집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첫날 제주도의 밤이 깊어 갔습니다. 늦게 도착하면서 시간이 많진 않았지만 맛있는 제주도 맛집을 알게 해 주신 사장님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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