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정보 탐구생활

대구 <-> 신촌세브란스 병원 휠체어 타고 왕복하기 (ktx) - 1편

by 웅탐 2023. 6. 24.
728x90

휠체어 타고 세브란스병원 왕복기

최근에 장모님 암검진 및 치료를 위해 승용차를 타고 서울을 왕복했지만, 거리도 멀고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다녀오면 다들 녹초가 되어 있었다. 특히 오랫동안 앉아서 가야 하는 상황이라 누구보다 장모님에겐 무리한 강행이었다. 방법을 바꿔보자는 아내의 말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았고 몇 가지 의견 중에 결국 ktx를 이용해 보자는 의견으로 방향이 모아졌다.

ktx
▲ ktx 산천

1. 일정 세우기

장모님은 진료일이 다가올수록 휠체어를 타고 신촌세브란스까지 가는 여정이 쉽지 않다는 것과 무엇보다 동행할 가족들이 힘들 거란 생각에 근심이 가득하셨다. 출발 전 날 나는 장모님께 걱정하지 마시라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하고 나름 일정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다.

 

(동대구역에서 신촌 세브란스 도착 과정)
자차로 동대구역 도착 > 동대구역에서 KTX탑승 > 서울역 도착 > 서울역 앞에서 셔틀버스 탑승 > 세브란스 도착  

 

돌아온 길은 가는 길의 역순이었다. 나는 우선 휠체어를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휠체어 보관이 가능한 장소와 가까운 호실을 예매해야 했다. 탑승하기로 한 열차 내 정보를 보니 2호차가 휠체어 보관장소로 안내되어 있었다. 안내된 2호실은 특실로 알고 있는데 남은 좌석이 없이 모두 매진으로 나와 있었고 우리는 가장 가까운 1호차에 탑승을 하기로 하였다.

 

휠체어 리프트는 미리 신청을 하면 사용을 할 수 있다고 나와 있었지만 보호자로 2명이 동행하는 거라 열차 앞까지만 휠체어를 이용하고 양쪽에서 부축을 하면 쉽게 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울역에 도착하면 상황을 보고 셔틀버스를 타든 지 늦을 것 같으면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택시보다는 셔틀이 휠체어를 싣기가 쉽기 때문에 셔틀버스를 우선순위에 두었다.

 

2. 동대구 역으로

11시 54분 기차였지만 우리는 1시간 전 미리 서둘러 집을 나섰다. 동대구역 저층에 있는 공용주차장으로 도착지를 정하고 갔는데 실내에 있는 2 주차장은 이미 만차여서 진입하려는 차들이 긴 꼬리를 만들고 있었다. 우린 바로 옆 실외에 위치한 1 주차장으로 향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기 1,2 주차장은 민간 주차장이라 KTX를 이용하더라도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 동대구역 제1 주차장 (민영주차장)

 

1 주차장도 분비는 건 마찬가지라서 겨우 자리를 찾아 주차를 하고 휠체어를 이용해 역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엘리베이터 위치를 파악하고 올라가려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무슨 이유에인지 사용을 할 수 없다며 막아 놓았다. 고장이 난 건지 점검 중인 건지 이유를 알 수 없었고 난감해하는 장모님 표정을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고 이렇게 일처리를 하는 거야.' 답답했다. 주위에 별도로 문의를 할 만한 사람도 없어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멈춰 있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 사진)

그때 역 안에서 공사를 하시는 인부들이 우리를 지나가면서 근처로 돌아가면 사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안내해 주었고 겨우 지상층으로 올라간 나는 바로 안내데스크로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였다. 그제야 본인들도 몰랐다며 다른 엘리베이터의 위치를 안내하는 안내문을 준비하겠다고 하였다. 정말 '소 잃고 외양가 고친다.'는 것이 이런 기분일까 싶었다.

 

3. ktx 타기

1호차는 맨 끝쪽이다 보니 천천히 탑승장으로 걸어갔다. 우리는 단순히 2호차에 휠체어 보관실이 있다고 하여 1호차를 예매하고 승장강으로 간 거지만 일반적으로 수동 또는 전동 휠체어를 타는 분들은 특실에 장애인석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2호차(특실)에서 탑승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휠체어 리프트도 다른 칸에서는 사용이 안되고 특실칸에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휠체어가 지나다닐 수 있게 통로가 넓기 때문이다.)

 

잠시 후 기차가 도착하고 문이 열린 후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전동 휠체어를 탄 승객분이 내리셨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휠체어 리프트가 빠르게 설치되고 있었다. 설치를 마친 리프트는 수직으로 올라가 통로와 수평을 맞추었고 잠시 후 전동 휠체어를 싣고 바닥으로 안전하게 내려왔다.

 

▲ 휠체어 리프트를 통해 장애인이 하차를 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 사진)

 하차 승객들이 모두 내리고 서울로 향하는 승객들이 기차에 몸을 실었다. 우리는 휠체어가 있어서 맨 마지막에 탑승하기로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ktx 승무원이 리프트를 사용하시겠냐고 물었는데 우린 괜찮다고 했고 처음 계획대로 부축을 해서 장모님을 기차에 올려드리고 나는 휠체어를 접은 뒤 기차 안에 실었다. 아내는 장모님을 부축해서 1호차 좌석으로 들어가고 나는 휠체어 보관을 위해 특실칸 뒤쪽에 갔다. 뒤쪽은 좌석이 없이 넓은 공간이 있었고 휠체어를 한쪽으로 붙여 보관해 두었다. (지금 생각하면 처음부터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었다.)

 

4. 출발 

처음 시도해 보는 방법이라 장모님은 나름 긴장을 하셨는지 이마에 땀이 맺혀있었다. 괜찮으신지 여쭤보니 생각보다는 탈만하시다며 오히려 나에게 힘들지 않냐고 물으셨다. 나는 괜찮다고 말씀을 드리고 우린 그렇게 서울로 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도 있었지만 잘 다녀올 거란 마음으로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 포켓몬을 잡고 계신 앞자리 중년 아저씨와 서울역으로 향하는 우리 가족들

  

 

 

2편에서 계속~~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