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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탐구생활

탱글탱글 앞다리살로 김치찜 만들기

by 웅탐 2022.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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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가 오픈하면 생기는 일

 

며칠 전 와이프 직장 근처에 마트가 새로 오픈을 했다길래 퇴근 후 가보기로 했다. 이미 마트를 다녀온 분들에게 가격정보를 들은 터라 구매할 품목들만 정리하고는 둘이서 마트에서 접선하기로 했다. 퇴근 후 마트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마트로 들어서니 이미 많은 사람들로 시끌벅적 대목에 시장을 나온 것 같았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다 저 멀리 와이프가 보였다. 와이프는 계란이 쌓여있는 코너에서 나를 보고는 빨리 오라며 손을 흔들었다.

 

소풍을 갔다가 보물이 적힌 쪽지를 못 찾아 두리번거리는 친구에게 쪽지를 발견하고 친구를 부르듯 신이 나 있었다. 서둘러 그쪽으로 가더니 계란이 쌓여있었는데 크기별로 나눠져서 작은 건 2,950원 큰 건 3,950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최근 물가가 너무 오르다 보니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 원을 줘도 돌려받는 잔돈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이 정도의 가격이면 묻고 따질 필요 없이 무조건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마트를 가면 충동구매를 하고싶다.

사람들의 장바구니나 카트에도 계란은 무조건 있었다. 그날 계란을 사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마트를 들어와서 첫 코스가 계란 코너였고 사람들은 가격을 보는 순간 자동반사적으로 무조건 1~2판은 담는 상황이었다. 그 외에도 둘러보니 저렴한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오늘 내 목적은 단 하나뿐이다. 언제나 먹어도 맛있는 '고기'이다. 고기 코너에는 많은 고기들이 포장이 되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행가를 알리는 할인 가격표시가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수입산부터 국내산까지 부위별로 포장이 되어 있었는데 가격은 확실히 저렴했다. 우선 아이들이 좋아하는 구이용 삼겹살과 목살을 담은 후 내가 좋아하는 앞다리살을 고르러 갔다. 아무래도 오픈을 기념하는 날이다 보니 고기 빛깔들이 선홍빛으로 다른 곳보다 더 신선해 보였다. 두툼하게 썰려 포장된 앞다리살을 보니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가장 많아 보이는 고기를 하나 집어 들었다. 와이프에게 보여주니 고개를 끄덕인다. 

 

목표를 달성을 한 이상 나는 더 이상 할 것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맥주랑 안주거리들도 이미 지난주에 다 사놓았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와이프를 따라다니기만 하면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이것저것 사고 장모님 드시라고 삶은 문어도 한 마리 사고 저녁에 야식으로 먹을 회도 두 접시 샀다. 이것저것 사다 보니 장바구니가 가득 찼고 서로 욕심을 부리지 말자는 조언을 해주며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을 마치고 음식들을 박스에 담으려도 입구 옆에 있는 포장대로 나오니 영수증을 보여주면 사은품을 준다길래 영수증을 보여주었다. "7만 원 이상은 각티슈를 드리고 있습니다."라며 나에게 3단 각티슈를 하나 건네주었다. 장도 저렴하게 보고 각티슈까지 받으니 오늘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집으로 오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우리 집은 김치찜 맛집

부모님이 퇴직 후 귀농을 하신덕에 우리는 많은 것을 얻어먹는다. 특히 어머니는 유독 김장철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시는데 맏며느리로 시집을 와 이제는 집안에 모든 일들을 관장해야 하다 보니 집안 형제, 가까운 친척들까지 챙기려고 하시기 때문이다. 1년 내내 먹을 음식을 가득 준비해 놓고 친척들이 방문하면 쌀이며 김치며 갖가지 식재료들까지 한 보따리 실어서 보내주니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지만 이제껏 한 번도 다투는 일 없이 참 우애 있게 지내고 있다. 김장에 아마 어머니의 빅피처가 있지 않을까?  

 

이야기가 잠깐 옆으로 샜다. 여하튼 어머니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챙기시다 보니 배추도 많이 심는다. 배추가 많다는 것은 김장도 많이 담근다는 이야기이다. 작년에도 김치를 많이 버무렸다. 대형 김치냉장고 2대에 김치를 가득 채우고 사과를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냉장창고에도 가득 넣어 두었다. 그리고 신김치로 먹을 것들은 큰 항아리들에 나눠서 담아 별도로 보관을 하였다. 이런 이유로 우리 집은 맛있는 김치가 1년 내내 가득하다. 

 

김장을 한 지 10개월이 넘었다. 그동안 발효가 되면서 김치들이 아주 잘 익었다. 이렇게 맛있는 김치에 돼지고기가 같이 들어가면 그 요리의 맛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와이프는 김치 냉장고를 열어 김치통을 꺼냈다. 가장 맛있어 보이는 김치 한 포기를 큰 대접에 담았다. 새콤한 신김치의 냄새가 주방에 퍼졌다. 큰 냄비를 올리고 식용유를 조금 부은 뒤 꺼내 주었던 김치를 넣어 준 뒤 큰 덩어리채로 돼지고기도 넣어 주었다. 약간의 조미료와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월계수 잎도 넣어주었다.

 

가스불을 붙인 후 시간이 지나자 지글지글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릇에 물을 담아 냄비에 부어주고 뚜껑을 덮어 주었다. 가스불을 약불로 낮춘 후 다 우리는 김치찜이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유리 뚜껑 안으로 비치는 김치찜의 모습에 침이 가득 고였다. 잠시 후 요리가 다 되어 큰 접시에 음식을 옮겨 담았다. 냄새가 너무 좋다. 기름과 열로 익은 김치는 코팅이 되어 빛이 났고 윤기가 흘렀다.

 

집에서 만든 김치찜집에서 만든 김치찜
▲ 와이프의 김치찜은 정말 맛있다.

 

냄비에서 꺼낸 김치와 고기를 집게와 가위를 사용해 먹기 편한 크기로 잘랐다. 식구들이 저녁을 먹기 위해 식탁에 앉았다.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쌀밥에 김치와 고기 한 점을 올려서 입으로 가져갔다. 기분이 좋아진다. 입안에 행복이 가득하다.

부모님의 정성이 들어간 쌀과 김치, 그리고 와이프의 요리실력이 더해지고 마지막으로 나의 돼지고기를 선택하는 안목이 합쳐져 너무나 행복한 저녁식사가 되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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