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월 선물같이 전해지는 그의 노래들
1969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난 윤종신. 그는 올해 54살의 중년이지만 '월간 윤종신'을 통해 올해도 매월 우리에게 음악을 선물하고 있다. 그는 원래 가수가 꿈이 아니었다고 한다. 만약 신학과를 갔다면 아마도 목사의 길을 가고 있을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기독교 신앙의 집에서 태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기독교 음악을 많이 부르고 들으면서 음악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5살까지 진해에서 살다가 가족들과 함께 서울로 상경하게 된 윤종신은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미래 캠퍼스에 입학한다. 그는 국문학과를 졸업하게 되는데 그가 노래 가사를 정확히 전달하는 능력이 전공 덕분이라는 후문이 있는데 실제 박정현의 1집을 프로듀싱한 사람이 윤종신이었는데 발음이 좋지 않았던 박정현이 윤종신의 교정 덕분에 좀 더 정확한 발음을 배웠다고 했다.
학교에서 펼쳐진 가요제에서 금상을 받으며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고 과 동기를 통해 '무한 괘도'의 건반을 맡고 있던 정석원을 소개받게 된다. 정석원은 이후 장호일과 1990년 그룹 '015B'를 결성하게 되고 마음이 잘 통했던 윤종신을 1집의 객원보컬로 참여시키며 가수로 데뷔를 하게 된다. 당시 장호일의 반대가 있었다고 하는데 큰 인재를 잃을 뻔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가수를 하지 않았다며 우린 얼마나 소중한 노래를 잃게 되었을까?
1991년 윤종신은 바로 솔로 1집 '처음 만날 때처럼'을 발표하며 솔로 가수의 길도 걷기 시작한다. 이후로 너의 결혼식, 오래전 그날, 부디, 환생 등 많은 히트곡들을 발표하면서 확실한 인기가수로 발돋움한다. 하지만 1997년 IMF가 터지면서 음반 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이후 음반들은 저조한 성적을 거두게 되고 영화 O.S.T 작업을 해주며 카메오로 출연하거나 시트콤에 출연하게 되면서 연기도 겸하게 된다. 그리고 예능프로그램의 멤버가 되면서 그의 이미지가 많이 바꾸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발라드의 서정적인 분위기의 그가 시트콤이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촐싹거리고 방정맞은 옆집 총각 같은 이미지를 얻게 되었다.
2006년 테니스 선수였던 전미라와 결혼을 하게 되고 2010년부터 가수, 예능인, 기획자로서 바쁜 날들을 보내게 된다. 이때부터 그는 음악적 실험인 '월간 윤종신'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매월 1곡 이상을 발매하는 '월간 윤종신'은 많은 히트곡을 내며 지금까지 팬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음원을 이렇게 꾸준히 발표하는 가수는 없었을 것이다. TV를 통해 보이는 그의 모습은 조금은 가볍게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알고 보면 정말 속이 꽉 찬 사람인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노래를 들어본 사람들은 그가 얼마나 진지한 면이 있는지 알 것이다. 특히 2017년 6월에 나온 '좋니'라는 곡은 27년 만에 지상파에서 1위를 하게 되는 쾌거를 이루게 해 주었다.
2019년 6월 그는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면서 이방인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했다. 오랫동안 해외를 돌며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어 발표한다는 계획이었다. 초반 자유롭게 여행하며 매달 음악을 발매하였지만 코로나가 터지고 한국에 계신 어머니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잠정적으로 프로젝트를 멈추고 한국으로 입국하게 된다. 언젠가 코로나가 사라지는 날 다시 그의 프로젝트가 시작되길 기다려본다. 자유로운 영혼. 윤종신 파이팅!
2. 90년부터 함께 해온 노래 깜부
윤종신은 1990년 015B의 객원보컬로 데뷔를 하게 되는데 '텅 빈 거리에서'라는 노래를 부르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이후 솔로 음반을 내면서 다시 한번 승승장구하게 되는데 당시 너의 결혼식, 오래전 그날 등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서 당시 길거리에 있는 많은 레코드샵에서 울려 퍼졌다. 나 또한 엄청 듣고 불렀던 기억이 남아 아직까지 들을 때마다 향수에 빠지게 된다.
015B의 1집에서 들은 그의 목소리는 상당히 가늘고 깨끗한 음색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목소리는 조금은 갈라진 듯한 탁한 음이 섞이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본인이 애주가이자 애연가라서 목소리가 많이 바뀌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동안 음반을 내지 않고 작곡, 작사, 프로듀싱만 하기도 했지만 이후 운동과 금연을 병행하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다시 본인의 색을 찾은 윤종신은 좀 더 윤종신 다워지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며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데뷔 32년이 흐른 지금까지 말이다. 그 시절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는 그의 음악은 이제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좋아한다. 가끔씩 나는 윤종신을 볼 때마다 '가왕 조용필'이 떠오른다. 평범에 머물지 않고 끝없이 변화했던 조용필. 어쩜 이제 그 길을 윤종신이 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3. 나만의 탐구생활
종종 방송을 통해 스스로 정우성과 닮았다며 당당히 말하는 윤종신. 나는 그런 그가 좋다.
아주 가끔 어딘가 명확하게 설명 할 순 없지만 스치듯 비슷한 부분이 느껴질 때도 있다. 이 정도 수식이면 안 닮은 것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방송에서 그의 매력은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다. 메인 이라기보다는 조력자의 성격이 강한데 주연보다 조연의 역할이 잘 나타나야 방송이 산다는 생각을 하는 1인으로써 그는 정말 방송을 알고 잘 이끌어 갈수록 도움을 준다. 예능이면 예능 시트콤이면 시트콤 누구와 있어도 편안하게 스토리가 이어진다. 그런 능력을 가진이가 바로 윤종신이다. 튀지는 않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서 어느 자리든 밝게 비춰주는 등대 같은 54살의 윤종신. 귀에 정확하게 전달되는 그의 발음을 노래로 들으며 오늘도 옛 생각에 젖어본다. 항상 우리 곁에 오랫동안 있어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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