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가 풀리면 범죄의 표적이 된다.
얼마 전 주위에서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고금리 대출 때문에 걱정을 하던 중 저금리 대출을 알선해준다는 문자를 받고 클릭을 하는 순간 그들의 덫에 걸려든 것이었다. 그들은 도와준다는 명목 하에 여러 가지 일을 진행하도록 요구하였고 결국 1,500만 원의 돈을 송금하고 나서야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평소 보이스피싱 전화나 문자를 받았을 때 아무렇지 않게 다 안다는 듯이 넘기던 분이었지만 그날은 뭐에 홀린 듯이 사지가 묶인 허수아비처럼 그들의 요구대로 움직였다고 한다. 보이스피싱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모두들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잠시 긴장을 늦춘 사이에 그들은 빈틈을 정확하게 노리고 허를 찌른다는 것이다.
어렵게 모은 돈을 잠깐 방심하는 사이 모두 빼앗겨버린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는가?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하지만 보이스피싱으로 빼앗긴 돈을 되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설령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잡기 위해 신고를 하고 여러 방면으로 뛰어다닌다 하더라도 실상 해외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오래도록 미제로 남거나 해결이 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점점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유튜브를 보면 한국말이 어설픈 해외 범죄조직원이 한국의 검찰을 사칭하는 전화를 걸어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방식의 보이스피싱은 아주 초창기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 재중동포로 불리는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이에 범죄에 개입되어 한국사람에게 전화를 하는 방식이었다.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보다 한국어가 많이 어설프다 보니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귀가 조금은 어두운 나이가 많은 분들이었고 젊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일은 적은 편이었다. 결국 조직원들은 좀 더 치밀한 범죄를 위해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필요했고 한국에서 돈이 필요한 대학생들이나 무직의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편하게 하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거짓 홍보를 흘리며 조직원으로 흡수하기 시작했다.
2017년 신상 도매 제품을 알아보기 위해 나는 중국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친한 지인분의 소개로 중국에서 가이드를 해 줄 분들을 만나기 위해 호텔 식당을 찾아가게 되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히 고가의 음식점 같았다. 지인분은 지난번 한국에서 신세 진 것에 대한 보답이라며 정말 테이블 다리가 부러질 만큼 거하게 갖가지 중국 전통 음식과 술로 대접을 받았다.
그때 조금 멀리 떨어진 자리에서 한국말이 들리기 시작했고 고개를 돌려보니 이제 갓 스무 살이 넘은 것 같은 애 땐 얼굴의 한국 청년들이 여럿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책임자로 보이는 중국 남성이 일어나 잔에 술을 부어주며 구호를 외치니 모든 사람들이 재창을 하며 다 같이 술을 마셨다. 아직 어린 나이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의아해했지만 중국의 좋은 회사에서 직원들의 사기를 살려주기 위해 이곳에 데리고 왔다고 생각했다.
내가 한동안 그곳을 쳐다보고 있으니 우리 일정을 도와주기로 한 가이드가 나에게 웃으며 "저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아세요?"라고 물었다. 나는 모른다고 말하며 분명 좋은 회사인 건 맞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가이드는 눈을 찡끗 감더니 내 귀에 "보이스"라는 귀띔을 해주었다. 처음에는 알아듣지 못해 갸우뚱했지만 잠시 후 나는 그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최근 보이스피싱의 전화를 받았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얘기한다. 본인과 통화를 한 사람이 분명 한국사람이었다고 말이다. 뉴스를 통해서도 보도가 된 것처럼 몇몇 학생들이 단기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불법 도박사이트나 보이스피싱의 조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프로그램조차 발달을 하면서 스마트폰 해킹을 통해 상대의 전화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되어버렸다. 해킹을 당한 핸드폰은 어디에 전화를 하더라도 결국 범죄 조직원들이 전화를 당겨 받을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다.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아무리 전화를 해보아도 모두가 아니라고 하는 상황에선 더 이상 의심을 할 수가 없게 되어버린다.
나는 가수 김광석을 참 좋아한다. 특히 그의 노래에 담긴 음색이 참 좋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면서 더 이상 그의 새로운 노래를 들을 수 없어 참 아쉽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었는데 얼마 전 티브이에서 ai를 통해 김광석의 목소리를 재현해낸 것을 보게 되었다. 당시 너무 벅차 마음에 코끝까지 찡해지는 경험을 했었다. 어쩜 그렇게 똑같이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ai는 설정해 놓은 방식을 따라 기존의 김광석의 목소리를 해석한 뒤 비슷한 음색이 될 때까지 수만 번 스스로 훈련을 하게 되고 그 결과 거의 구분할 수 없는 수준으로 목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사람의 목소리를 똑같이 만들어 내는 기술이 대단한 감동을 불러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오싹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유는 나의 전화가 해킹되어 가족들의 목소리가 유출된 뒤 ai를 통해 복제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연 나는 그 상황에 의심이란 것을 할 수 있을까? 누구라도 가족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모든 경계를 풀게 될 것이다. 이처럼 우리 생활의 편의를 위해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범죄에도 응용이 되고 있기 때문에 기술의 발전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보이스피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금껏 보이스피싱에 쓰였던 모든 전화번호를 스팸 처리한다면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다.' 최근 스팸이나 보이스피싱을 예방한다는 의미에서 여러 가지 앱들이 출시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도 매년 보이스피싱의 피해액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은 주기적으로 새로운 번호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범죄 이력이 남아 있는 번호를 다시 쓴다면 그 번호는 이미 스팸처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차단될 것이기 때문에 보이스피싱의 조직원들은 수시로 번호를 바꾸고 새로운 번호를 사용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범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는 국제전화를 차단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보이스피싱은 국제전화를 통해서 걸려오기 때문에 국제전화를 차단하면 보이스피싱의 피해를 줄이 수 있다. 둘째는 전화에 저장되지 않은 낯선 전화나 문자를 피하는 것이다. 간혹 낯선 번호를 받지 않으면 중요한 전화일 것 같아서 참기가 힘들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알지 못하는 낯선 사람으로부터 걸려오는 중요한 전화는 아주 희박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한 일 때문에 꼭 받아야 하는 전화가 온다면 평소 휴대전화에 저장된 번호는 벨소리를 따로 지정해 놓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외의 전화들은 사이렌 소리 같은 경각심을 일으킬 수 있는 별도의 벨소리로 설정을 해두면 전화를 받기 전 낯선 번호에 대한 경계를 한번 더 가질 수 있어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
모든 범죄가 그렇듯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범죄에 대한 예방이 있었다면 결과는 다를 것이다. 본인과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평소 가족들과 함께 자주 범죄 예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길 바라며, 범죄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하자.
보이스피싱 신고 - 112 , 피싱사이트 신고 -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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