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 그레이스는 에드워드가 항상 옆에 있을 줄 알았다.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
시를 엮어 책을 만드는 일을 하는 솔직하고 직설적인 면이 있는 그레이스와 고등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조용하고 차분한 에드워드는 결혼하고 29년을 함께 살아왔다. 여느 날처럼 그들은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학교 수업을 마친 애드워드가 집에 도착하자 의자에 앉아 시를 읽던 그레이스는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그에게 물어본다. 평소와 같았다는 말과 함께 포트에 물을 끓여 찻잔에 차를 우려내는 애드워드. 그레이스 역시 마시던 차가 식었다며 따뜻한 차를 부탁하고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에드워드는 그녀의 잔을 받아 들고 따뜻한 차를 만들어 그녀에게 건네준다.
차를 마시던 그레이스는 불현듯 타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아들 제이미를 보고 싶다는 말을 내뱉는다. 서재에서 취미인 위키피디아를 편집하던 애드워드는 그녀가 흘리듯 말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쉽게 넘길 수가 없다. 이젠 성인으로 혼자서 자기만의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을 딱히 부르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결국 제이미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가 많이 보고 싶어 하니 집에 한번 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한다.
아버지와 약속을 한 날 제이미는 기차에 오른다. 덜컹거리는 기차를 타고 고향에 다다를 때쯤 전화를 연락을 받지 않는 여자 친구에게 어머니 집에 간다는 내용을 음성메시지로 남기고 그렇게 부모님 집에 도착하게 된다. 그에게 고향이지만 자주 오지 않는 탓에 조금은 낯설다는 생각이 드는지 그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집 앞에 도착한 제이미는 집으로 들어가기 전 엄마의 반응을 이미 알고 있는 듯 그는 엄마가 건넬 인사말을 따라 해 본다. 그의 예상대로 그의 엄마는 그를 반기며 그에게 행복한 인사를 전한다.
아들이 온 저녁시간 부부는 오랜만에 함께하는 가족의 식사를 정성스레 준비한다. 아들이 아직 혼자 살고 있는 것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레이스는 제이미의 생활을 좋게만 보지 않는다. 하지만 애드워드는 혼자 살고 있는 제이미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렇게 시작된 대화의 의견차는 식사를 마친 뒤까지 이어지도 결국 사소한 말다툼이 시작된다.
직설적이고 솔직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는 그레이스는 항상 돌려서 말하고 속 마음을 확실히 드러내는 일이 없는 애드워드가 답답하기만 하다. 부부라면 의견 대립이 있는 순간에도 사랑은 언제나 존재해야 한다는 식의 그레이스 의견에 동의하지 못한 애드워드는 결국 본인의 감정까지 소유하려는 그레이스가 못마땅하기만 하다. 결국 대화 중 화를 참지 못한 그레이스는 애드워드의 뺨을 때리고 애드워드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자기 방으로 돌아간다.
다음날 아침 일찍 그레이스는 미사에 참석하고 집에 있던 두 사람은 아침식사를 하게 된다. 애드워드는 제이미에게 언제 집으로 돌아갈 건지 물어본다. 점심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갈 거란 대답을 하며 왜 묻는지 되묻자. 애드워드는 그간 29년의 결혼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제이미는 당황해 하지만 아버지인 애드워드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미 그의 뜻이 바뀌지 않을 것을 느끼게 된다.
미사에서 돌아온 그레이스는 애드워드에게 어제 있었던 말다툼과 뺨을 때린 것에 대해 사과를 하며 지난 29년 동안 그래 왔듯이 평범하게 넘기려 한다. 하지만 애드워드는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결혼 후 맞지 않는 서로가 서로에게 맞춰가려 노력하고 살아오던 시간들이 힘들었다고 토로한다. 그리고 본인의 모든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그레이스가 더 이상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길 바란다며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
29년을 부부로 살아오면서 평범한 속에 안정된 행복을 누리던 그레이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고 애드워드를 어떻게든 되돌리려 그가 떠나지 못하게 말려보지만 애드워드는 떠나버린다. 이 광경을 지켜본 제이미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의 이별을 지켜보며 괴로워하는데..
나의 생각 -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부부
부부는 절대 같을 수 없다. 피가 섞인 사이도 아니기 때문이지도 모른다. 확실한 건 부모와 자녀 간의 다툼보다 부부간의 다툼이 오래간다. 남자와 여자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감정에 이끌려 만나 사랑을 하고 믿음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가정을 싹 틔우고 이혼 없이, 건강하다는 조건을 붙이면 최소 40년은 살이 닿으며 살아가야 할 사이가 바로 부부이다.
동화 속 이야기처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고 끝이 나면 좋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서로가 다른 사람의 결합이기 때문에 결국 수많은 마찰과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난 그런 케이스는 평범하지 않다고 확신한다. 부부는 누구나 서로에 대해 소유라는 기본 감정이 있다. 나를 가장 많이 이해해야 하는 사람으로 단정 짓기도 한다.
하지만 부부일수록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우자의 존재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행복을 이어가는 첫 번째 존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부부이기 때문에 서로를 더 구속하고 내 뜻과 같은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의견을 생략하고 때론 흘려듣는 일들이 다툼의 씨앗을 키우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말 중에 오래 보면 예쁘다는 말이 있다. 오래 봐온 만큼 정이 들어 예전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예뻐 보이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 예쁜 만큼 소중히 다루어야 하는 것이다. 배우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같이 보낸 시간이 오래되면 될수록 그 사람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더 아끼고 사랑하고 이해하고 보듬고 안아줘야 한다.
그럼 모든 부부가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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