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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을 위한 행복한 작은 소비

by 웅탐 2022.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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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확행의 기억

최근 티브이에서 '소확행'이란 단어가 자주 나온다. 티브이뿐만 아니라 책을 읽어면서도 소확행을 추구하는 작가들의 마음을 엿볼 때가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작지만 본인에게 행복이 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소확행에 관한 뚜렷한 추억이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무렵 무더웠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날이었다. 등교할 때만 해도 화창한 날씨였지만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실내화를 운동화로 갈아 신는데 창문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가 들렸다. 그날 대부분의 학생들은 우산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둘씩 소리를 지르며 건물 밖으로 뛰어 나갔다. 나뿐만 아니라 당시 대부분의 시골아이들은 비 맞는 게 대수로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머리 위에 손을 올린 채  비를 맞으며 운동장을 가로질러  집이 있는 방향으로 뛰어갔다.

10분 정도 비를 맞고 집에 도착한 나는 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서자 할머니가 깜짝 놀라시며 왜 이렇게 비를 맞았냐고 엄마가 우산을 가지고 학교로 갔는데 못 만났냐고 물으셨다. 집에 빨리 오려고 평소 다니던 길이 아닌 지름길로 왔기 때문에 엄마와 엇갈린 것이었다. 할머니가 방에서 급하게 갖다 주신 마른 수건으로 젖은 머리와 얼굴을 닦고 흠뻑 젖어버린 옷들을 벗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어제 빨아둔 빨래들을 빨랫줄에 모두 널어 두었는데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 때문에 모두 젖어 마른 옷이 없다며 주말마다 한 번씩 집에 오는 타 도시에서 일을 하던 막내 고모의 옷을 입으라며 내어 주셨다. 나는 벗어둔 젖은 옷들을 할머니에게 드리고 아직 나에게는 한참 크기만 한 고모의 옷을 대충 갈아입고는 안방에서 제일 좋은 명당자리에 앉았다. 10분 정도 비를 맞고 와서 그런지 몸이 조금 으슬으슬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도톰한 고모의 옷들이 엄청 부드럽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할머니는 손주가 감기라도 걸릴까 봐 따뜻한 뭔가를 내어주셨는데 무슨 차였는지, 그냥 따뜻한 물이었는지는 정확히 생각이 나질 않는다. 밭에서 일을 하시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잡자기 내리는 비 때문에 하던 일을 놓고 급하게 집으로 돌아오셔서 오늘 다 끝내지 못한 일에 대한 걱정을 넋두리하고 계셨는데 나는 그럼 모습까지 그날의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안방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처마 밑으로 떨어지는 빗방울과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빗소리에 묻혀 있다 보니 자연스레 눈이 스르르 감기는 기분이 들었다. 조금은 큰 옷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자연스러운 빗소리는 나에게 잠을 불러오는 화이트 노이즈가 되어 나는 마당이 보이는 쪽으로 돌아누워 베개를 베고 비가 오는 마당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잠이 들었다. 그때의 그 포근함과 따뜻함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집에 있다는 왠지 모를 안도감이 그 어린 나에게 정말 작지만 큰 행복으로 남아있다. 물론 지금은 그때만큼의 행복을 느낄 수는 없지만 지금도 가끔 비가 오는 날이면 창가에 앉아 내리는 비를 보거나 빗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2. 소확행을 위한 작은 소비

살면서 큰 행복이 자주 찾아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달 한 번씩 로또에 당첨되고 유명한 배우들과 식사를 하고 가족들이 모두 건강해지고 한다면 너무 기쁠 것이다. 하지만 큰 행복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렇게 자주 오지는 않는 듯하다. 그래서 우리에게 소소한 행복들의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다. 그렇다면 소소한 행복은 어디에서 만들 수 있을까? 보통 일상에서 스쳐가는 작은 행복들도 일을 것이고 또 반대로 매일 마주칠 수 있는 작은 불행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넘어가는 것도 어쩌면 행복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예로 비가 많이 왔지만 바지가 젖지 않았다거나 무거운 물건 때문에 퇴근길이 걱정이었는데 멋진 동료가 집까지 태워준다거나 하는 일 말이다.) 그런 이유에서 나는 나에게 생길 수 있는 작은 불운들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생각도 많이 하고 또 소확행에 도움이 될 만한 작지만 확실한 것들이 있으면 소비를 해서 구매를 하는 편이다. 최근 나의 작은 불행을 막기 위해 그리고 나의 행복을 위해 구입한 몇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목욕 솔 - 샤워를 할 때 목욕 타월이 있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타월과 목욕 솔은 피부에 닿는 감촉이 다르다. 조금은 까칠 거린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원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문지를 수 있는 편의가 있어 구매를 하게 되었다. 약 일주일 정도 사용을 하였는데 지금 아주 만족하고 있다. 

목욕솔
목욕 솔

 

 

2. 캔 맥주 - 특정 브랜드를 많이 따지진 않는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날 저녁 냉장고 안에 맥주가 없으면 불안이 엄습해 온다. 퇴근 후 저녁시간 티브이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때 없어선 안 되는 녀석이다. 매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어른이기에 맥주가 필요하다. 

고길동-맥주
이젠 고길동씨의 마음을 알아버린 우리는 어른

 

3. 알라딘에서 구입한 중고도서들 - 나이가 한 살씩 더해 갈수록 책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하거나 지식을 얻고 싶다는 생각이 늘어나게 되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생을 살아가지만 그들의 생각을 알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한 사람의 온전한 생각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언제나 조금씩이라고 책을 읽어보려 한다.

알라딘에서 구매한 중고도서들

 

4. 뚫어뻥 - 막힌 변기를 손쉽게 처리하자. 

회사에서 종종 변기가 막히면 남자 직원들에게 도움을 청 할 때가 있다. 막힌 것을 뚫어준다는 액체도 부어보고 뜨거운 물을 부어보기도 하지만 결국 안되면 사설업체를 불러서 처리를 하게 된다. 그 사이 화장실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은 불편함을 호소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공기의 압력을 이용해 한방에 처리할 수 있는 아이템을 구매하게 되었다. 아직 직접 사용 하진 못했지만 압축을 한 뒤 허공에 쏘아본 결과 100% 해결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아이템으로 소확행은 아니더라도 불행은 만나지 않을 것이다.  

막힌 변기를 뚫는기계
변기 뚫는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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