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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의 계절 여름이 오다. (TI 영법)

by 웅탐 2022.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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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영을 못하던 어린시절

어린 시절 동네 시냇가에서 얼렁뚱땅 수영을 배웠던 나는 수영을 할 때 숨이 너무 차서 항상 짧은 거리밖에 가지 못 했다. 같이 수영을 하던 동네 친구들 역시 오십보백보였다. 가끔 tv속 수영선수들의 모습을 볼 때면 부럽다는 마음이 들곤 했는데 나도 어른이 되면 꼭 수영을 배워서 누구보다 멋지게 수영을 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어릴 적 그 다짐은 20년이 더 지나서야 이뤄졌다. 어느 여름날 쳇바퀴 도는 일상이 무료하던 나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웨이트 운동이나 구기종목이 아닌 시원한 물에서 배울 수 있는 수영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출근 전 운동도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집 근처 수영장에 전화를 하고 등록 문의를 해 보았다. 다행히 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괜찮은 수영장이 있었고 시설도 괜찮아 보였다. 나는 그곳을 다니기로 하고 등록을 하였고 그렇게 6개월간의 수영강습을 받게 되었다.

 

수영은 자전거와 비슷하다고 한다. 자전거처럼 한번 배우면 잊어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난 그때 배운 수영 때문에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이 되면 언제든지 시간 날 때 수영장에 간다. 그때 내가 배우지 않았더라면 아마 아직까지 제대로 된 수영을 못하고 있을 텐데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나는 유년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매년 여름휴가를 같이 가는데 그 모임에서 수영을 정식으로 배운 사람은 나뿐이다. 물론 대부분 수영에 대한 취미가 없거나 배우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겠지만 휴가지에서 튜브에 몸을 맡기고 '둥둥' 떠다니기만 하는 친구들 사이로 각종 영법을 시현하며 한 마리 물개가 되어 나아가는 나의 모습은 너무나 뿌듯한지 나 스스로가 기특해지는 순간이다.  

 

올해도 여름은 왔고 평년보다 때 이른 더위에 나 역시 그렇지만 사람들도 지쳐가고 있다. 코로나로 실내 운동도 제한이 풀리고 '이제 곧 수영을 가야지.' 했는데 때마침 같이 일을 하고 있는 실장이 다음번에 같이 당직근무를 하게 되면 점심을 조금 빨리 먹고 직장 바로 앞에 있는 수영장을 가보지 않겠냐고 묻는 것이다. 나는 좋다고 대답했고 퇴근 후 집에 가서 수영용품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예전에 입었던 수영복이 낡아서 버리고 미키마우스 그림이 그려진 5부 수영복을 수모와 수경과 함께 세트로 구매했었는데 몇 달 후 코로나가 터지면서 지금까지 쭉 못 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집에 도착한 나는 여기저기 서랍을 열어 수영복을 찾기 시작했고 떠오르지 않는 기억을 더듬거리며 1시간 만에 수영용품이 담겨 있는 가방을 찾게 되었다. 가방 안에는 수영복과 수모가 들어있었고 간단한 세면도구도 들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열어본 가방에 수경은 보이질 않았다. 

 

학교에서 수영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아이들이 수경을 찾길래 내 가방에 여러 개 들어 있던 수경을 보여주며 마음에 드는 것을 쓰고 가라고 했었는데 그 또한 코로나 직전에 상황이라 아이들은 그때 사용한 수경이 어디에 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몇 시간을 여기저기 둘러보며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았고 잠시 후 수경이 없어서 상심해 있던 나는 쿠팡에 접속해 있었다. 나의 소중한 여름 취미 생활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이것저것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가장 마음에 드는 수경을 하나 결정하였고 구매 버튼을 눌렀다. 오늘은 월요일이지만 법정공휴일이라  아마 내일 직장으로 택배가 도착할 것이다. 새로운 수경을 산 만큼 이번 여름에 수영도 열심히 해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한다. 벌써 내일이 기대된다.

 

수영선수
수영은 재미있다.

2. 장거리에 수영에 필수인 'TI 영법'

처음 수영을 배울 때 나는 몸에 힘이 들어가다 보니 쉽게 물에 가라앉게 되었다. 당시 나에게 수영을 알려주던 수영강사는 내가 몸에 힘을 주고 수영을 하다 보니 몸이 경직되고 부드럽게 물살을 타지 못하고 물속으로 가라앉는 거라고 얘기했다. '사람이 물고기가 아닌데 어떻게 물살을 탈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의아해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수영이 몸에 익숙해 지자 자연스럽게 호흡이 되고 팔고 다리가 한결 부드러워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수영을 하는 거리를 늘리기 때문에 수영이 끝나는 순간에 나는 언제나 녹초가 되어 있었다. 좀 더 쉽게 수영을 할 수 없을까 하는 맘에 여기저기를 알아보다가 'TI(Total Immersion) 영법'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수영에는 여러 가지 영법이 있다. TI영법은 상체와 하체의 사용비율을 70:30으로 배정하고 상체의 손끝에서 시작된 추진력을 하체의 발끝까지 부드럽게 전달하는 영법이다. 속도는 힘껏 나아가는 영법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장거리에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영법이기 때문에 가장 숨이 차지 않고 오래 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수영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물살을 이기면서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만 TI영법은 물에 적응하고 물을 즐기는 방식이었다. 처음 수영장에서 1000m 수영을 했던 수간이 기억이 난다. 나 스스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은 날이었다. 아마 TI영법을 익히지 않았다면 도중에 포기하거나 꽤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수영 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수영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유튜브를 통해 꼭 TI영법을 익혀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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